금융상품과 텔레마케팅 - 뭘 파는지는 아니?

2009/10/28 15:38
텔레마케팅 전화를 받는건 누구에게나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.
특히, 바쁜 와중에 받는 전화는 가끔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 마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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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<하는 너도 힘들겠지만, 받는 나도 지친다구>

오늘 오후에도 눈뜨고 모니터 부릅뜨며 잠자는 빛나는 내공을 펼칠 무렵
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. 070 따위는 아니기에 목소리 가다듬고 받자마자
들리는 낮설지 않은 톤의 그분들...오늘은 뭘 또? 라는 궁금증에 잠시 들어보았다.

어라? 오늘은 금융상품이네...좀 더 들어볼까?

연 수익 37%이며, 손실은 없는 최고의 특별 상품이란다.
너무 좋은 상품이라 선택된분들에게만 열어준단다.
(내가 왜 선택 되었는지는 전혀 알길이 없다. 그렇게 좋으면 나한테 올일이 있을까? 내가 빚이 얼만데..-.-)

아무튼 끝까지 듣다보니, 정말 혹하긴 하더라. 그래서 몇가지 물어보았다.
(이것도 큰 병이다. 최고의 재테크는 빚갚기라 하지 않나? 좋아보이면 팔랑귀가 되는...)

Q: 근데 최고 37%요? 뭘 해서 37%에요?
A: 우리나라에 우량한 주식에 투자합니다. 삼성전자, 현대자동차 같은...

Q: ELS같은 상품인가요? 기초자산은 뭔가요 그럼?
A: 네? ELS요? 인덱스인데요? 기초자산은........

Q: 인덱스요? 인덱스 펀드요? 아님 기초 투자 자산이 KOSPI 200인 ELS?
A: 네?...아...저...네..우량한 기업만 모아 놓은 KOSPI 200입니다.

Q: 그럼 최고 36%의 수익을 받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요?
A: 요즘 증시기 1650선인데...그래서, 더 올라가면 수익이 나는거죠

Q: 아이쿠...그러니까 얼마나 올라야 36%를 받냐구요? 아님 손실나면
A: 손실은 회사에서 책임지구요, 얼마나 올라야는...많이...

Q: (많이? 이 쉑...미쳤나...) 그러니까 상세 조건이 있을거 아닙니까?
     뭐, KOPSI200이 얼마 상승할 때...얼마 라던가...세부 사항 네?
A: 아...제가 신입사원이라서요...고객님 죄송합니다.


뿜을뻔했다. 뭐 화는 내지 않고 웃으며 이해한다고 말하고 끊었지만,
사실, 신입사원이라서 모를 문제가 아니다.

본인이 팔고 있는 상품은 알고 팔아야지 되지 않나? 특히, 금융상품은 더 중요하다.
아니, 이게 뭔 고탄력 스타킹도 아니고 그렇게 팔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나중에
알아볼 수도 없게 깨알같이 인쇄된 약관이나 보낼 거면서...

전화해서 알려주는 것을 뭐라하는게 아니라 좀 알고 팔자.
무손실에 연36%라면 누구라도 혹하겠지만, 나한테 맨 처음 전화했을리는 없으니...
그냥 그렇게 그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도 당연히 있을터, 그러진 말길 바란다.
세계수준의 IB타령하기전에 이런것 부터 좀 고쳐라...좀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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